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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매협 작성일19-01-18 16:49 조회5,647회본문
대한민국의 영화시장은 전 세계에서 여섯번째 자리를 차지할만큼 영향력이 큰 시장이다. 꾸준히 국내 영화를 봐주는 관객이 있는 국내 영화시장에서, 국내 배급사가 외국계 배급사보다 더 높은 실적을 내는 건 당연해 보인다. 실제로 15년간 CJ는 대한민국에 있는 국내 배급사와 외국계 배급사를 통틀어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아이언맨'으로 대표되는 디즈니코리아나 다른 배급사들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CJ의 15년 공든 탑이 비실비실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정말 CJ 배급사의 천하는 끝을 맞이하는 걸까? 영화 산업과 CJ의 상황을 조금 더 알아보자.
1. 국내 대표 배급사와 현황
출처 : 쇼박스, CJ ENM, new, lotte, megabox
영화 배급사란 영화의 마케팅을 포함해 유통 전반에 관계하는 회사를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배급사가 있을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영화 배급사로는 CJ, 쇼박스, 롯데, NEW, 메가박스가 있다. 이 배급사들은 3대 대형 영화관 CGV, 메가박스 그리고 롯데시네마를 통해 97%의 스크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디즈니'가 2018년 상반기 배급사별 점유율 1위 차지하고 2018년 하반기에는 '20세기 폭스'가 보헤미안 랩소디로 1위를 차지하는 등 배급사와 영화관 연계를 통한 장악력이 예전같지 않아보인다.
출처 : 씨씨제로포토
하지만 영화시장 자체가 작아진 것은 아니다. 2018년 들어 국내 영화시장의 매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관람료 인상에 따른 평균 관람료 상승에 따른 것으로, 정작 관객 수는 2017년보다 줄었음에도 가격 인상폭이 그 손실분을 만회했음을 알 수 있다.
CJ는 2017년까지 1위를 지켜왔다. 물론 지속적으로 관객 점유율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긴 했던 것이다. 투자, 배급, 상영까지 하나로 묶는 CJ의 영화산업 수직계열화의 덕을 보기도 했다. CJ가 영화에 거액을 투자하고, CJ가 거액의 투자를 받아 영화를 제작하며, CJ가 그 영화를 상영하고, 막대한 투자이익을 CJ가 거두는 방식이다. 여기에 CJ는 흥행공식을 적극 사용해 수익 안정성을 높였다.
출처 : 채널A
CJ는 영화중에서도 100억 이상의 대작 영화 제작, 배급에 집중했다. 2012년 27편이었던 CJ의 영화가 2017년 들어 13편에 불과한 이유가 투자의 선택과 집중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작 중심의 영화 제작, 배급은 성공했을 때의 이득이 크지만 실패했을 때도 그 영향이 컸다. 실제로 군함도와 남한산성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그 해의 관객 점유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성공하면 그만큼 높은 점유율과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영화 '명량'과 '국제시장'이 흥행했던 2015년에는 CJ가 2위인 롯데를 2배 차이로 따돌리고 매출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CJ는 2015년 점유율 22.9%에서 2016년 17.4%, 2017년에는 15.1%까지 하락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하락세는 5개의 국내 배급사가 동일하게 보이던 것이었다. 그동안 외국계 배급사가 점유율을 서서히 올리기 시작했다.
출처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 에펨코리아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년 11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보헤미안 랩소디의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936개의 스크린만으로 462억의 매출과 531만 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2위인 완벽한 타인의 '롯데컬처웍스'는 1313개의 스크린에도 불구하고 403억, 473만 명의 관객만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는 좌석값 상승 등의 이유로 시간을 보내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던 사람들이, 특정한 영화를 큰 화면에서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게 되었음을 알려준다.
CJ는 2017년 말에 배급한 영화 1987 외에 2018년 동안 '그것만이 내 세상','탐정: 리턴즈','골든슬럼버','공작','궁합','7년의 밤','협상','국가부도의 날' 등 다양한 영화를 배급했다. 하지만 배급사 1위의 이름에 걸맞지 않게, 2018년 CJ가 배급한 영화 중 2018년 TOP10에 들어가는 건, 10위에 턱걸이한 1987뿐이었다.
위에서 언급했듯, 2015년 CJ는 명량과 국제시장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압도적인 1위 매출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두 영화는 CJ의 매출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도, 관객들이 느끼던 일종의 피로감이 표출되는 시발점이기도 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영화가 유행이었고 흥행의 보증수표였다지만, 이를 남발한 것 또한 CJ의 패착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출처 : 한국일보
그나마 기대를 모았던 '국가부도의 날'은 제작비 70억으로 100억 이상의 대작은 아니었으나, 정치색이 짙고 역사왜곡 논란으로 조기에 상영을 중단해야 했다. 결국 CJ는 업계로부터 과거의 흥행공식에 집착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배급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도 CJ는 근래 중단한 영화 '귀환'의 사례로 여전히 과거의 흥행공식에 집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네티즌이 지금까지의 흥행공식과 배우의 역할을 토대로 작성한 글이 영화의 스토리와 동일해 영화 제작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뻔한 내용의 영화에 CJ가 집착하면서, 15년간 1위를 지켜온 CJ의 아성이 빠르게 무너져내리고 있다.
기사출처 : https://1boon.daum.net/ziptoss/5c3c5f0d6a8e510001586a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