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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탐사-新한류, 중국은 지금③] "중국, 여전히 거대한 시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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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매협 작성일15-06-05 14:03 조회5,96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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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명암…그래도 중국으로 향하는 이유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갖고 있는 일을 흔히 양날의 검에 비유한다. 드라마나 영화 등의 완성품을 수출하는 것부터 투자와 합작까지 다양한 변주가 이어지는 중국은 흔히 신(新)한류의 본토로 일컬어진다. 하지만 이런 거대한 시장성의 이면에는 현지 멤버의 탈퇴와 악질 브로커들의 사기 행각 등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말 그대로 양날의 검인 셈이다.

중국에서 일고 있는 신한류 열풍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부작용을 감수하면서도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와 콘텐츠 제작사가 중국으로 눈을 돌리는 까닭을 한-중 엔터 전문 에이전시 레디 차이나의 배경렬 대표에게 들어봤다.

- 현재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는 어떻게 소비되고 있나.

지난 4월부터 규제가 강화됐다. 전에는 국내에서 방송되고 있는 작품을 중국 현지에서도 바로 볼 수 있었는데 그게 어려워졌다.

가격도 많이 떨어졌다. '킬미 힐미'가 지난 1월부터 방송됐는데 '별에서 온 그대' 때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불법 다운로드가 성행하다 보니 거액의 돈을 주고 한국 콘텐츠를 사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된 거다.

- 그럼 콘텐츠를 수출하는 게 쉽지 않겠다.

대신 점차 각광받고 있는 게 합작이다. '킬미 힐미'의 경우에도 중국 자본이 들어간 작품이잖나. 예전에는 우리가 알아서 만들어서 중국에 수출을 했다면 이제는 제작 단계에서 중국 자본이 들어오거나 두 나라가 시작부터 함께 만드는 식이다.

자신들이 제작에 참여한 작품을 중국에서는 '메이드 인 차이나'로 본다. 그렇게 되면 심의가 간편해진다. 이젠 해바라기처럼 누가 누굴 바라보기만 하는 관계는 아닌 거다.

- 이런 상황에서 한-중 전문 에이전시를 설립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한국 엔터테인먼트 계에서 오랜 시간 일을 했다. 그러다 보니 한국 연예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서 있다. 그러던 가운데 중국을 방문했고, 가능성을 봤다. 이후로 70번 정도 자비를 들여 중국에 다녀왔다. 그러면서 전문 에이전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꼈다.

한국과 중국이 계약을 할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배우나 제작진의 스케줄 문제, 계약서 작성 문제,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 등이 그것이다. 양쪽을 다 아는 업체가 조율을 해야 투명한 계약이 성립될 수 있다. 그래서 레디 차이나를 설립하게 됐다.

- 중국이 한국에게서 노하우만 가져간다는 우려도 있다.

분명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다. 이를테면 산업 브로커에게 노하우를 빼앗기듯이 콘텐츠가 고갈되고 창의력이 떨어지고 우리 인력이나 기술력을 빼앗길 거라는 우려다. 하지만 창의력이라는 건 고갈되는 게 아니라고 본다. 드라마나 영화를 잘 만드는 건 우리 민족이 가진 특성이다. 중국이 탁구를 잘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레디 차이나가 추구하는 건 한국과 중국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다. 우린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차근차근 대비하면 변화가 두려울 게 없다.

오히려 걱정되는 건 중국이 자본력이 있으니까 일단 크게 부르고 보는 방식이다. 중국이니까 무조건 모델료를 두 배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인식은 신뢰에 악영향을 미친다.

- 중국 시장이 과포화 상태라는 분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의 정책 때문에 콘텐츠 수출 길이 막힌 게 아니냐고 하지만 현지에서 느끼는 건 다르다. 어마어마한 시장이 더 있다. 현지에서 그런 꿈틀거림을 느낀다. 속사정을 잘 아는 사람에게 상담을 받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된다.

- 앞으로 신한류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보나.

한-중 합작 작품 제작이 늘고 중국 자본이 들어오는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안젤라 베이비가 우리 기업 광고를 찍을 수 있다는 거다. 실제 탕웨이도 그렇게 하고 있잖나. 1980년대에 주윤발도 우리나라에서 광고를 찍었고 말이다. 지금 그 단계를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