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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 연예인 이적과 '페어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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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매협 작성일15-10-23 12:54 조회5,66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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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 연예인 이적과 '페어플레이'
 
[손성민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장] 연예인으로 불리는 대중문화 예술인의 몸값은 어떻게 이뤄질까. 국내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처음 시작했을 때 소속사와 연예인은 서로를 믿고 별다른 계약서 없이 시작한 게 대부분이다. 이렇게 시작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최근에는 국가 이미지를 결정하는 주요 사업으로 발전했다.

그렇다면 연예인과 소속사의 계약은 최근 큰 변화가 이뤄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 미국은 연예인들이 국가 자격증을 획득한 공인업체와 계약한 후 활동을 시작한다. 미국 법 체계로는 계약없이 연예활동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러한 법 체계의 첫 단추를 끼우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물론 국내 소속사와 연예인은 계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계약에 필요한 기준이 불분명하고 때로는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지도 모호한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톱스타는 소위 계약서 없이 일을 봐주는 매니지먼트를 둔다. 소속사들은 회사의 간판급 배우를 영입하기 위해 거액을 제시하며 스타들은 금액을 보며 소속사를 정하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톱스타를 확보한 기업은 이들의 인기를 통해 회사 이미지 향상과 주가 부양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매니지먼트 업계는 수년 전 코스닥 바람이 불면서 스타 연예인을 확보하기 위해 과도한 계약금을 지급해 경영난을 겪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연예산업의 이러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2년 연예산업 표준계약서 개정과 방송출연 표준계약서 제정이 추진됐다. 2009년 제정된 표준전속계약서는 대중문화예술산업의 표준 가이드라인 역할을 했고 급변하는 업종상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2012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개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서도 회원사 합의를 통해 업계의 불건전 관행을 근절하는 데 앞장섰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표준전속계약서를 꾸준히 시행해 업계의 과도한 계약금 관행이 크게 줄어든 바 있다.  

이른바 ‘계약금 거품’이 가라앉자 톱스타들은 1인기업을 만들어 자생력을 높이거나 에이전트에 업무를 대행하는 현상도 늘고 있다. 반면 스타들이 대형 기획사에

이적(移籍)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져 군소 매니지먼트사들은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스타 한 명을 키우는 데 많은 투자가 이뤄지기 마련이다. 특히 신인을 스타로 키워놓은 곳이 군소 매니지먼트일 때 스타들을 대형 회사에 빼앗기는 타격은 적지 않다. 이처럼 대형기획사의 스타급 연예인 편중현상은 중소업체 생존을 더욱 어렵게 한다.

스타는 프로이며 지적 재산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와 함께 회사 규모에 관계없이 많은 스타들을 영입하고 관리할 수 있는 공정성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신인 연예인은 5년 이상 몸담아온 소속사에서 대형사로 이적할 때 이전 소속사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제도가 있어야 한다.  

스포츠 선수가 국내에서 세계로 활동 무대를 넓힐 때 우리는 이를 응원하고 자랑스러워 한다. 이는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적 시스템과 원칙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도 이처럼 페어플레이가 이뤄져야 한다. 스타를 만들고 떠나 보내며 또한 맞이할 때 따뜻한 포옹과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가 절실하다.